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삶의 가치 - 냉정(10)
기고문 파주문화원장 이용근
 
이용근   기사입력  2017/10/18 [17:19]

 

제갈 량은 아끼던 유능한 장수 마속을 패전의 책임을 물어, 눈물을 흘리며, 참형해 군기를 세웠고, ()왕 합려 앞에서 총희(寵姬)를 두 명씩이나 참하여 오합지졸 궁녀들을 훈련시킨 손자의 일화는 유명하다. 단순명료한 냉정이 전체를 살린 것이다.

 

온정(溫情)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냉정하지 못하면 전부를 잃을 수 있다. 가치를 지키려면 희생이 따른다. 지인과 은인(恩人)에게 잘못이 있어도, 상처주면 안 된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通念)지만, 우물쭈물하다가 아예 관계가 깨지는 수도 있다.

 

()이 곧 용서다. 잘못은 반드시 공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합의한 원칙과 상식에 벗어나는 예외를, 특히 책임자가 앞장서서, 묵인한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감추기와 열외(列外), 권력의 상징이지만, 모든 비리(非理)와 혼란의 시작이다.

 

세계 제일의 소중한 전략자산, 원자력 기술을, 여론 수렴 과정을 숨긴 채, 국민의 뜻이라면서 폐기하려 들고,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한 인사 원칙을 대놓고 위반하는 정권은, 탁월한 지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반복될 것이지만, 국민의 권익이 아니라 그들의 진영 논리를 지키려는 욕심 가득한 가면(假面) 집단에 불과하다.

 

냉정은, 생각이나 행동이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침착함을 말하는 것인데, 관계와 정(), 또는 맹목적 의리 때문에, 빠지기 쉬운 우유부단(優柔不斷)의 반대말인 일도양단(一刀兩斷)이나, 중용(中庸)과는 느낌이 다르다. 순간적으로 뜨거운 가슴을 감추고 차가운 머리만 움직이는 것이 냉정이다. 지나친 냉정을 가혹(苛酷)하다고 하는 이유다.

 

늘 냉정하거나, 늘 따듯한 것은 가치가 없다. 말하자면, 98%는 따듯하되, 결정적인 순간, 2%는 냉정해야 한다. 2%의 힘으로 100%를 다스리는 것이 리더의 소양(素養)인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리더는 타고 난다고 하지 않는가?

 

자신의 고집만 내세우는 일방통행 식 냉정은 가치가 없다. 상대에게가 아니라 자신에게, 그리고 정의와 진실에 냉정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눈물을 흘리는 냉정, 희생을 감수하여 상대에게 감동을 주는 냉정이라야 진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자신과 소속 집단이 아니라 전체의 이익을, 당장 눈앞의 인기가 아니라 먼 미래의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꼭 실행해아 할 일이라면 밀고나가는 냉정, 그것이 진짜 가치 있는 냉정인 것이다. 고맙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10/18 [17:19]   ⓒ 동아투데이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우호건설⁚종합건설업‧토목‧건축 소방공사‧전기공사‧산업환경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